[입시초대석] "외대가 외국어특기자 안뽑아야 고교정상화?"

입력 2015-07-20 10:45   수정 2015-08-08 14:35

[인터뷰] 유기환 9개대학 입학처장협의회장(한국외대 입학처장)



[ 김봉구 기자 ] “수능 난이도 낮추고 활용 많이 하지 말라고 하죠, 논술 폐지 내지 축소 권하고 있죠. 특기자전형도 줄이라고 합니다. 학생부만으로 뽑으란 얘기 같아요. 정부가 사교육 억제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작 대입이 길을 못 찾고 있습니다.”

9개 대학 입학처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유기환 한국외대 입학처장(사진)은 정부의 대입 정책에 대한 소신 발언을 쏟아냈다.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상위권 대학들이 협의회 멤버다.

이 가운데 서강대와 성균관대는 최근 교육부의 ‘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’(고교정상화 사업)에서 탈락했다. 논술고사 비중이 높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다는 이유에서다. 유 처장은 “정부가 대입을 지나치게 통제한다. 특히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각 대학 입학전형의 세세한 부분까지 관여하는 것은 문제”라고 지적했다.

“생각해보세요. 외대가 어떻게 외국어 특기자를 한 명도 안 뽑을 수 있겠습니까. 대학들이 교육부가 원하는 대로 평가지표에 딱 맞춰 전형을 내놓을 순 없어요. 또 그렇게 된다고 해도 문제입니다. 똑같은 전형방식으로 비슷비슷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게 옳은 방향일까요?”

협의회는 고교정상화가 정확히 어떤 개념으로 정리돼야 할지, 대입전형엔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영할지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. 유 처장은 교육 당국이 전체적 가이드라인은 제시하되 그 틀 안에선 대학에 자율성을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.

그는 “다른 선발방식은 없애고 학생부를 활용해 잠재력 우수자만 뽑으라고 한다. 그 와중에 대학들은 성적이 우수하거나 특기 있는 학생들을 가려내려 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”이라며 “학력 우수자를 선발하는 길을 솔직하게 열어주면 그에 못지않게 잠재력 우수자도 잘 뽑을 수 있다. 이제 대학들이 학력 우수자만 뽑으려고 꼼수 부리는 시대는 지났다”고 강조했다.

이어 “대학들도 대입의 사회적 책무성을 인식하고 노력하는데 이렇게 몰아붙이다시피 하면 곤란하다. 대학이 교육부 입맛에 딱 맞춰 전형을 내놓을 수는 없다”고 잘라 말했다. “고교정상화 사업 예산(연간 최소 2억~최대 30억원) 없다고 대입 운영 못하겠나”라고도 했다.

계속 예산을 무기로 압박하면 ‘그 돈 안 받고 우리 방식대로 입시 치르겠다’며 반발하는 대학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. 주요대학들의 입시영향력을 감안하면 자칫 이들 대학과 교육 당국의 힘겨루기로 이어져 큰 후폭풍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.

유 처장은 “대학더러 특성화하라면서 학생 선발은 정부가 내놓은 틀에 맞춰 똑같은 방식으로 하라는 건 어폐가 있다”면서 “큰 틀은 교육부가 정하더라도 각 대학의 세부적인 입시전형 운영엔 자율성을 줘야 한다. 논술전형이 몇%니까 안 된다, 이런 식으로 찍어내면 대학이 어떻게 학생들을 뽑겠나”라고 꼬집었다.

‘물수능’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. “물수능이 되면 정시모집에선 뭘로 뽑느냐”고 했다. 수능 변별력이 더 떨어지면 특히 상위권 대학들은 마땅한 학생선발 잣대가 없다는 것이다.

그는 “대학은 당락을 가릴 기준이 필요하니 서류나 면접을 봐야 하는데 그러면 수시와 다를 바 없어진다”며 “너무 학생부 위주로 돼도 문제가 있다. 고교 중간·기말고사 한 번 망치면 원하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”고 걱정했다. 이어 “과연 주요대학이 수시에서 학생부로만 뽑는 게 옳은 방향인지 생각해봐야 한다”고 말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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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@hankyung.com
사진=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@hankyung.com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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